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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문학/BOOK&MOVIE 리뷰

[넷플릭스] D.P 개의 날, 주인을 무는 개와 집을 나가는 개, 다시 잡아오는 개.

by 양포쓰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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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날, 개의 날

 

 

지금 넷플릭스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을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 D.P 개의 날을 꼽게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조회수와 인기만을 논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방부에서 D.P 개의 날이 너무 과도한 편집과 설정을 했다면서 인기에 대한 직접적인 불편한 기색을 들어내고 있지만, 이 대한민국에는 그 날들을 버텨온 예비군과, 민방위의 입을 통해서 가릴 수 없는 진실이 있습니다.

 

사실 이 포스팅을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지 않았습니다. D.P 개의 날이라는 제목은 병과를 부르는 D.P병의 일화를 다룬 동명의 웹툰에서 따온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라면, 2년의 시간을 보내고, 요즘은 줄었다고 하지만,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시스템을 겪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소재를 선택하고 분량의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웹툰과 유튜브같은 플랫폼에서 그 경험을 여과없이 나누고있습니다.

 

유명 만화가인 기안84, 주호민씨도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 인터넷 사이트들에서 공감대를 얻었고, 공감을 통한 만화, 웹툰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면도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습니다. 영화와 웹툰,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주인공들과 그 주변 사람들은 항상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거나, 그들을 보호하려는 쪽에 서있었습니다.

 

그런 시점에 D.P 개의 날의 누구는 말합니다. 방관자들 역시 나를 죽고싶게 만들고있었고, 나를 인격적으로 죽였다고.


1. D.P 개의 날과 같은 소재의 작품

-기안84 [노병가]

의경생활을 하던 기안84의 경험에서 나온 웹툰으로 전.의경들 사이에서 불리는 사가에서 따온 제목입니다. 해병대와 같이 구타와 가혹행위가 빈번하다고 알려진 의경생활을 여과없이 그려냈다는 평으로 2000년대 중반의 자신의 경험과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렸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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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기를 잡기위해서, 시위 통제를 하는 극한의 상황에 긴장감이 없는 모습을 보인다는 이유로, 다 너네들 잘되라고, 여러가지 이유로 가혹행위를 행하고 당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웹툰에서 D.P 개의 날의 상,병장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윤종빈[용서받지 못한 자]

윤종빈 감독의 중앙대학교 영화과 졸업작품으로 하정우의 연기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은 영화입니다. 노병가가 의경의 생활을 담았다면,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는 좀더 많은 남성들이 겪었던 육군의 전반적인 부대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학교 동창에서 군대 선후임으로 만나면서 군대의 악폐습을 없에려던 그들이 겪게되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스스로가 현실에 타협해 변해가는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자신의 무력감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 어쩌면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는 뒷모습이 나오게 됩니다. '참으면 윤일병, 못참으면 임병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사실은 서글픈 말입니다.D.P 개의 날에서도 보이는 그 마지막 선택은, 그 둘중 하나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그건 선택이 아닐 겁니다. 

 

2. D.P 개의 날의 국내외 평가

 

-D.P 개의 날, 국내의 평가

국내의 평을 보면서 사실은 조금 고무적이였습니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군대관련 컨텐츠들은 소모적인 결론이 많았습니다. 

 

'저 부대는 힘든 것도 아니다.'. '요즘에는 병영캠프나 다름없다.'와 같은 식이죠.

 

하지만, 세대가 바뀌고, 공감에대한 사회적인 수치가 높아진 지금은 달라졌다고 생각됩니다. 흔히 말하는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느끼는 시청자들이 생기고, 왜 아직도 변하지 못했는지, 국방부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분노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 반응에 국방부는 난감하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성비위, 부실급식, 병역비리와 같은 일들이 일련의 사건들로 끊이지 않는 가운데서 가장 고질적이고 피부로 느낄수 있는 악폐습이 남아있는 이유가 간부들의 묵인에서 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에 "과장된 표현"이라는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 대처는 병역을 마친 남성들을 더 분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D.P 개의 날, 해외의 평가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군대를 보던 컨텐츠는 사실 이렇게 어두운 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진짜사나이], [태양의 후예]와 같은 정제되고, 만들어진 상황속에서 역할극을 보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본격적이나 다름없는 군 부조리에 대한 드라마가 전세계에 릴리즈되고, 인기차트 1위에 오르면서 생생한 반응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시청자들은 8.8/10점의 점수를 주면서 매우 높은 평가를 주고 있습니다. 이 평가는 단순히 사실적이거나 흥미로운 소재만이 아니라, 영상미와 극을 이끌어나가는 배우들의 연기에서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CHI- 9.5/10
"If I want things to change, I should at least do something"
That "something" may not be the right answer, but to these soldiers, it felt like the only one.D.P explores the bottom of the iceberg about the raw reality that exists inside these barracks. Not only is it a realistic portrayal of the bullying, superiority, and violence, but there's a very powerful message coming out of this drama—that not everything is black and white, but there are gray areas. Gray areas like the bystanders and the very system that enables the military to operate this way—the very reasons why these soldiers run away. However there are little cracks to that system, such as Son Seokku's character. Though it's barely scratching the surface, it gives us a sliver of hope that maybe things can change, just in a different way.

CHI- 9.5/10
"만일 내가 변화를 원한다면, 최소한 뭔가(Something)를 해야만 한다"
그 뭔가(Something)이 정답은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이 군인들에게는 유일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D.P 개의 날은 막사 내부에 존재하는 진짜 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빙산의 일부분에 대한 내용입니다. 이것인 단순히 따돌리거나, 우월감을 느끼기 위한 폭력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만이아니라 회색지대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회색지대는 군대라는 시스템이 이런식으로 작동할 수 있게끔 만드는 방관자들입니다. 그리고 이 것이 군인들을 도망가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손석구(대위)의 캐릭터처럼 이 시스템을 균열을 만드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표면에 스크레치를 가게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이 스크레치는 바뀔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주고있습니다.

 

 

3. D.P 개의 날은 현재 진행형

 

D.P 보고 생각나서 적는 내 취사병 군생활 썰.txt

1. 유병언 수색작전 & 아시안게임 지원작전유병언 수색한다고 새벽 4시에 나가는 인원들이 있었고 2주 정도 수색지원을 나감. 근데 걔들 작전 중 밥 먹어야 하니까 주먹밥을 만들어야해서 난 새

www.fmkorea.com

남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페나 커뮤니티는 D.P 개의 날을 보고 자신들의 군대에서 있었던 일화들을 풀어놓는 것이 약간의 릴레이 처럼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독한 선임이나, 간부를 만나서 고생했던 이야기들입니다. 

 

저는 군대를 편한곳이라고 말하는 항공병과를 갔습니다. 본부중대라고 보통 표현하는 부대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30명 정도되는 숫자로 의정부 근처에서 생활했었습니다. 훈련은 다른 부대의 친구들에 비해서 일수나 갯수가 적었지만, 야간비행을 위해서 밤에 추가적인 일을 해야할 때가 많았습니다. 제가 이등병, 일병을 거치면서 가장 싫은 점이 당직사관님에게 보고를 위해서 행정반 앞에 서있을 때 선임이 먼저 와있을 때입니다. 내려가는 순간부터 다음 야간비행까지 제 맞선임부터, 근무까지 힘들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9시 행정반 보고인 야간비행을 이등병들은 저녁을 먹고 와서부터 행정반 앞에서 기다립니다. 그리고 이등병이 다 모이면 일병 막내에게 보고하고 일병이 다 모여있는 방식으로 야간비행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제가 상병이 됐을때 없애려고 했지만 없애지 않았습니다. 그때 제 맞후임이 강하게 잡는 모습에 내가 할일이 없어 편하겠다며 그 후임을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D.P 개의 날을 보면서 검은 화면이 나올 때 화면에 비치는 제 얼굴을 봅니다. 저는 후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군대에서 있었던 일 군대에 두고 나오는 것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이등병, 일병시절 선임에게 들었던 말이 아플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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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제가 아픈 만큼 제 말을 들은 누군가도 오늘밤 아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아픈 병사들에게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면 좋아지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서두에 저는 이 포스팅을 하는데 거리낌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의 가해자를 욕할 자격이 있는가. 결말의 선택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가에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해외 감상평에 저는 많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회색지대와 시스템입니다. 

 

군은 회색지대를 만들어서 약자를 괴롭히면서 시간을 보내고 그들에게 에너지를 쏟는 시스템을 방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우리 모두는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포스팅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군필'은 많은 뜻을 의미합니다. '더러워도 까라면 까는', '알아서 잘하는', '상명하복이 몸에 배어있는'을 에둘러 표현합니다.

 

저는 이제 그 표현에 반대합니다. 그리고 연대할 의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군대의 부조리 뿐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와 약자를 괴롭히는 시스템에 분노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제가 무심코 했던 말들이 지워지지는 않겠지만, 또다른 '하나의 선택지밖에 없는 답'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가는 누군가는 막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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