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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문학/BOOK&MOVIE 리뷰

[자유의 감옥 - 자유와 감옥은 공존할 수 있을까?]

by 양포쓰 2020.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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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는 데 있어서 제목은 상당부분을 차지합니다. 요새는 그 범위가 확장되서 표지도 많은 역할을 하고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작 내용과는 크게 연관성이 없는 제목에 낚여(?)버리는 경우가 있는데요. 이 책의 제목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유의 감옥.. 너무도 매력적인 제목에 이끌려서 읽고 지금은 추천을 하고 있습니다. 그 알맹이를 말이죠.

미하엘 엔데 - 자유의 감옥

  미하엘 엔데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작가입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불리는 '모모'의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어릴때 읽은 감상과 어른이 되서 읽은 감상이 다르다는 리뷰글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작가의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저도 우연한 기회에 읽게된 '자유의 감옥'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구성은 8개의 단편이 모여있는 단편 소설집입니다. 짧은 구성에서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 불친절함이 있지만 그래서 더 흡입력 있게, 상상하면서 읽게되는 소설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하엘 엔데가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것과 더불어서 얼마나 많은 훈련이 되있는지 느낄 수 있는 작품집입니다.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저자의 메세지는 여행과 자유의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말씀드리기 위해서 자유의 감옥 속 8개의 단편 중, 제가 재미있게 읽은 2편의 감상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단편집의 제목인 '자유의 감옥'입니다. 전체적으로 책속의 작품들이 그렇지만 혼란스러운 대화가 주를 이루는 단편입니다. 신(알라)를 부정하는 젊은이가 어느 방에 갇힌 채로 질문을 하고 질문을 받으면서 느끼는 감정을 따라가는 줄거리입니다.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고백밖에는 없었습니다.

 

"거기 누구 있어요?"

"아니"

 

 

  두번째로 소개하려는 작품은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여행기 입니다. '막스 무토'는 A를 얻기위한 B를 찾아 나섰고, B를 얻기 위한 C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C를 얻기 위한.... 이 끝없는 여정 속에서 '막스 무토'는 어떤 결론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까요.

 

"다만, 지금까지는 등을 떠밀리다시피 억지로 해 온 지겨운 여행이였다면, 이제부터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과제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어차피 해결되지 않을 테니까!"

 

 

  마지막 작품은 '길잡이의 전설'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환상의 세계를 꿈꾸던 '히어로니무스'가 마술사의 제자가 되어 자신이 원하던 기적을 원하지만, 결국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사기꾼에 불과한 삶은 살게됩니다. 그리고 진짜 기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발견하지만, 자신은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합당한 사람을 찾아 길을 알려주는 '길잡이'를 자처합니다.

 하지만 합당하다고 생각했던 여자아이가 포주가 되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낙담하고 맙니다. 자신이 틀렸다고, 오랜세월이 지나 자신이 본것이 사실이였다는 확신조차 희미해질 무렵 그 문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는 날이 오게 됩니다.

 

"너 자신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고 믿은 오만에 대한 대가야"


 책속의 3작품을 소개해 드리기 전에 이 책의 공통된 주제가 여행과 자유의지인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미하엘 엔데가 말하는 여행이라는 것은 인생의 축소판인 것 같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지 못하는 세상, 알고 있다고 해도 보상 받을 수 없는 결과. 내가 바라는 것을 보게되는 것. 모두 말이죠. 그런데도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는 그렇다고 해도 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인생이 여행이라고 한다면. 막스 무토의 마지막 결심처럼 등떠밀려서 나가지는 않겠다는 다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여행의 목적'이 떠오릅니다. 여행과 일상을 동일시한다면, 일상에서도 여행의 행복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매일 다니는 거리에서 조금 더 노랗게 물들은 단풍잎을 찾아낸다면 말이죠. 일상이라는 것은 내가 끝낼 수 없습니다. 다음의 과정이 연속되는 탓에 끝도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지쳐하지 말고 '히어로니무스'처럼 문앞에서 자책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책을 읽으면서 당황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친절한 해설도 없고, 결말은 갑자기 나버리죠. 그렇다고 결말을 보고 고개가 끄덕이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독서리뷰를 쓰고있으니 이것도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렇게 느낀 책을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소감을 달아주시면 저도 답글을 달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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