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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문학/BOOK&MOVIE 리뷰

영화, 소리도 없이(Voice Of SILENCE) 결말의 반전. 스포일러 포함

by 양포쓰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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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는 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만의 해석과 함께 있기 때문에 영화감상 후에 읽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극장 안으로 들어가서 앉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선택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 소리도 없이. 를 선택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유아인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담지 않고, 제가 보면서 느낀 감정들을 그저 시간 순서대로 옮겨볼까 합니다.


1. 제목의 의미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서두에 말씀드렸습니다. 제목만 알고 유아인이 나온다는 것만 알고 있었죠. 영화를 다 보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서 영화의 제목을 고심해서 지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리도 없이, 영어로는 Voice Of Silence입니다. 침묵이 주는 소리는 영화상에서 어떻게 표현됬는지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실 겁니다. 그중에서 세 가지를 뽑아 봤습니다.

 

 첫번째로는 표정이었습니다. 대사가 없는 태인(유아인 씨)을 비롯해서 영화의 대사가 많은 작품은 아녔습니다. 영화에서는 극의 상황과 전개에 불친절하다고 까지 느껴질 정도로 많은 정보를 주지 않았습니다. 태인이 말을 안 하는 이유, 태인이 정말 동생과 친남매인지 등 미묘하게 느껴지는 모든 순간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습니다.

 

 표정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하는 장면은 극중에서 많이 나오게 됩니다. 초희(문승아 씨)가 도망치던 중 경관을 마두 치면서 였습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제복 없는 경관은 지금까지 봐오던 탐욕스러운 유괴범 중 하나였습니다. 

 

 두번째는 비언어적인 표현들입니다. 초희가 유괴범인 태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청소를 하고 동생을 돌보는 모습, 초희를 위해서 태인이 박수를 치는 모습들. 말로 하지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주는 메시지는 확실했습니다.

 

 여경을 땅에 뭍고 나가있으라는 태인의 말에 담장 밖에서, 괜찮다고 나 여기있다고 박수를 치는 초희의 감정표현은 저에게도 다가왔습니다.

 

 세번째는 신의 뜻입니다. 창복은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신과 하늘에 연관을 지었습니다. 벌어지는 일들은 신의 뜻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나쁜 일을 한 순간 그는 직감했습니다. 신이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2. 의도한 메세지? 

 요새 아동납치극이라는 소재가 한국영화에서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2019년 이영애 주연의 나를 찾아줘' 이후에 계속해서 극장에 걸려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결말까지 흘러가면서 장르의 클리쉐를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상되는 전개에서 한번 엇나가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초희를 찾기 위해서 들판을 헤매던 태인과 만나는 장면, 여경이 집에 찾아왔을 때의 초희의 행동들이 예상처럼 되지 않고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감독은 그런 장르적인 특성에서 오는 메시지보다는 영화가 끝날 때 주는 여운과 메시지에 더 자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에서 가장 많이 받은 메세지는 '어떤 모습이 어른인가'입니다. 태인은 창복이 시키는 일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도 모르고 출근과 퇴근을 반복합니다. 그가 말을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조차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덜 성숙한 그는 어른을 동경합니다. 담배를 피우고 싶고, 양복을 입고 싶어하죠.

 

 반대로, 초희는 살아남기 위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던집니다. 인간실격에서 보던 요조의 어린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그 아이를 어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아직도 너무 어린아이이고, 보호받아야 하니까요.

 

 초희를 양계장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온 태인은 초희가 빨아놓은 양복을 발견합니다. 그 양복을 보면서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어른이 돼야겠다.라고요.

 

 육체적으로 성숙과 정신적으로 성숙을 이룬 어른은 여경 한 명밖에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3. 영화가 끝나고의 끝 맛.

 우선 엔딩 크레디트의 말을 하고 싶습니다. 파란 모자의 남자 역과 초희 아버지 역, 이렇게 두 명이 올라오는 걸 확인했는데, 의도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초희가 부모님을 보고 달려 나가지 않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의 뒤에 그 모습을 보니 초희가 앞으로 누구를 믿으면서 자랄 수 있을까. 정말 어른이 될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총평 : ●●●○○(3/5)

 유아인이 왜 선택했는지 알 수 있는 영화였고, 영화의 몰입감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불친절한 영화와 완성되지 않은 영화는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나친 생략과 여지로 볼 수 있는 것은 90분간 너무 많이 어질러 놓은 방밖에는 없었습니다. 너무 많이 뿌리고 거두지 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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